뉴스 > 전체 > 머니포커스 프린트 구분자 이메일 전송 구분자 리스트
[금융재테크 꿀팁] 상폐 소식에 땅 치지 않으려면…감사보고서 살펴봐야
감사의견 `적정` 이라도 재무건전성 맹신 안돼
`계속기업 불확실성` 언급된 곳은 투자 유의
기사입력 2017.10.13 04:01:05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본문이미지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A기업에 여윳돈 500만원을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꾸준히 1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인 데다 최근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리자 대박을 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김씨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특히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적정`은 김씨의 투자를 결정짓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김씨의 투자 이후 A기업의 재무제표는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법정 다툼 중이던 A기업이 소송에서 지는 바람에 수백억 원을 물어야 하는 데다 경기가 나빠져 차입금 상환이 더 어려워진 것. 자본잠식 위험에 A기업의 주가는 이후 4개월 동안 추락했고 현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처럼 감사인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고 해서 그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감사인의 `적정`은 단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이 돼 있다는 의미에 그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로 2014년 회계연도 기준 상장사 1848곳 중 99.1%가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이중 2.7%인 50개사는 2년도 안돼 상장폐지됐다. 감사의견 `적정`과 기업의 재무상태는 별개라는 의미다.

감사의견만 믿고 그 기업 주식을 사면 투자자는 갑작스러운 부도와 상장폐지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특히 특정 기업에 대해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언급됐다면 투자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이란 현재 이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만으로는 존속이 어렵다는 의미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된 기업이 2년 안에 상장폐지 당할 확률은 16.2%에 달하며 지난해 회계연도 상장사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을 받은 21개 회사 중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원인이었던 상장사가 11곳으로 집계됐다. 2015년 감사보고서의 경우 적정의견과 함께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사항으로 기재됐던 77곳 중 6곳(7.8%)이 2년 내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되지 않은 경우 상장폐지비율은 1.8%로 약 4분의 1에 그쳤다.

특히 재무제표의 주석은 투자자들이 반드시 챙겨봐야 할 부분이다. 2011년에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계정과목 수가 줄어든 반면 주석의 양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즉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계정과목은 요약식으로, 자세한 정보는 주석에 풀어져 있다. 즉 제3자에 지급보증한 내역이나 법정 다툼에서 패소했을 때 예상손실 금액 등이 기재돼 있고,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채무 잔액(차입금, 사채)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기업의 재무제표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요인들이므로 사전에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알려진 것 이상 가치를 보유한 기업도 찾을 수 있다.
현대회계법인이 분석한 게임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올해 반기 재무상태표를 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 1601억원, 단기금융상품 1186억원, 매도가능금융자산 1조6722억원, 투자부동산 2378억원 등 자산가치가 큰 금융자산이 많다.

금융자산들의 구성 내역을 주석사항에서 찾아보면 채권 6413억원, 상장주식 9273억원 등 환금성이 높은 금융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또 투자 부동산 주석에는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부동산 공정가치가 재무제표상 금액보다 무려 1040억원 더 많은 3405억원이라고 공시돼 있다. 이처럼 주석사항에서 정보를 찾다 보면 재무상태표 이상 금액으로 자산을 보유했는지도 확인된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