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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Riches] 흔들리는 中증시…"G2싸움 완화돼야 中부양책 효과"
안갯속 중국증시 어디로

美中 무역갈등·경기우려 겹쳐
상하이지수 올들어 22% 급락

자산관리상품 주식투자 허용
상장사 자사주 매입 장려 등
중국 당국 부양책 내놨지만
증권시장 반응은 `미지근`
기사입력 2018.11.02 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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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향후 경제 성장 둔화 전망, 위안화 절하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중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보다 22%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는 18%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최근 외국인이 `셀 코리아`에 나서고 코스피가 2000 선까지 주저앉는 등 한국 증시가 힘을 못 쓰는 원인으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중국 경기와 증시 부진, 위안화 절하 등을 지목한다. 한국의 경우 대중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 경기와 증시가 흔들리면 같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하며,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상관관계는 약 0.9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 비중은 20%로 커졌는데,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70%에 육박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향방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0월 18일 2486.42까지 떨어지며 2500 선이 붕괴된 바 있다. 이후 반등에 나서며 2600 선을 넘나들고 있지만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KB증권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9.6배로 과거 5년 평균 대비 16.9% 할인된 상태다.

문제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6.5% 수준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10월 30일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국의 올해 4분기, 내년 1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6.4%, 6.3%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독일 헬라바은행의 파트리크 프란케는 "관세율을 25%로 인상하는 것을 포함한 무역분쟁이 중국의 성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4분기 높아지는 정책 기대감과 함께 추가적으로 1조3000억위안의 재정지출 여력이 가능하고, 2019년에는 4조위안 이상의 재정적자를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 확대가 중국 경기의 연착륙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선행지표인 중국 제조업 PMI도 하반기 들어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중국 제조업 PMI는 10월 50.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0.6보다 저조하게 나왔다.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 밑돌면 경기 위축세를 뜻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정책과 소비진작 정책, 은행 자산관리상품의 주식 투자 허용 등을 추진했다. 이어 10월에는 시장 유동성 강화를 약속했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도 장려하겠다고 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개입 시도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사태로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개입에 나섰을 때도 증시 부양 효과는 매우 단기적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6.96위안 선을 넘어서 7위안에 근접했다. 일각에서는 달러당 7위안보다 절하되면 중국은 물론 신흥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위안화는 자본 유출 압력 지속으로 7위안을 기준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이 대외적으로 시장 개방 의지를 밝히고 있고, 무역수지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위안화 절상이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정상회담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최근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보도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위대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번갈아 나오면서 미·중정상회담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김승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미·중이 무역분쟁 외에도 군사·외교 등 다방면으로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어 11월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경기 충격이 우려되는 중국은 기존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을 원할 수 있고, 미국은 중간선거 이후 압박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중심의 제조업부터 실적이 점차 하향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기업이익, 유동성, 모멘텀 등 모두 부정적인 상황에서 증시는 무역분쟁 해소 조짐이 확인돼야 중국 정부의 정책적 호재에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미·중 갈등은 무역전쟁을 넘어서 신냉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헤게모니의 기반인 기술 혁신과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장기전으로 가면 미국도 불리하지만 지금은 미국 경제 호조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가 중국 부채 위험을 자극하면서, 중국은 금융 안정을 위한 디레버리징과 안정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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