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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Riches] 펄펄 나는 日증시…여의도는 지금 `바이 재팬` 열풍
기사입력 2018.10.05 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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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일본 도쿄 증시가 약 27년 만에 2만4000대를 돌파하면서 뭉칫돈을 굴리는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일본 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국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0%가량 껑충 뛰었고, 일본 주식형 펀드는 최근 1년간 12%가량 수익률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일본 부동산 시장까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주식`에만 포인트를 뒀던 재테크 투자자들의 시선도 리츠 펀드 등 일본 부동산 재테크 상품으로 분산되고 있다.
프라이빗 뱅커(PB)들 사이에서는 중국이나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 투자처에만 관심을 보이던 투자자들이 최근 확산된 신흥국 위기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부각되는 일본 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대안 찾기가 분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9월 말까지 일본 주식 결제 금액은 14억5173만달러(약 1조620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억7656만달러(약 1조905억원)에 비해 48.6% 증가했다. 결제 건수 기준으로는 2만3852건을 기록해 지난해(1만3296건)에 비해 79%가량 늘었다.

올해 투자자들이 많이 거래한 일본 주식으로는 소니, 소프트뱅크, 닌텐도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기업들이 꼽혔다. 아울러 넥슨과 라인 등 일본 증시에 상장된 국내 기업의 국외 주식 역시 거래 규모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매수와 매도액 합계 1352만달러(약 150억원)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소니의 경우 9월 28일 기준 연초 대비 주가가 37%가량 상승했고, 소프트뱅크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28%가량 올랐다.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다 보니 일본 펀드 열풍도 거세다. 국내에 설정된 44개 일본 주식형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2.33%로 해외 주식형 펀드의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 1.23%를 크게 웃돌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기준으로도 2.04%를 기록하면서 중국(-12.45%) 베트남(1.60%) 등에 비해서도 월등한 수익률을 보였다.

개별 상품을 기준으로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성과가 좋았다. 미래에셋TIGER일본헬스케어 ETF가 올해 22.40% 수익률을 보이며 성과가 가장 좋았고, 미래에셋TIGER일본닛케이225 ETF가 10.29%로 뒤를 이었다. 개별 종목을 직접 골라 펀드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통 액티브 펀드 유형에서는 삼성일본 중소형FOCUS 펀드가 올해 7.33% 수익을 올려 성과가 좋았다.

일본 저금리 정책 수혜 투자처로 떠오른 일본 리츠 펀드 역시 글로벌 리츠 펀드 중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자랑하며 투자자들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3개 일본 리츠 재간접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66%에 달한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3.57%인 점을 감안하면 나 홀로 수익률 질주를 벌인 셈이다.

일본 리츠 펀드의 수익률 고공 행진은 일본 경기 회복으로 기업의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고, 관광객 증가로 호텔 수요가 늘어나는 등 일본 부동산 개발 임대업을 하는 리츠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이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일본 리츠 역시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통상 금리는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일본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은 리츠 수익률에 부정적 요소를 차단하고 있다.

엔저 등 환율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3연임 결정 이후 줄어든 정치적 불확실성 축소,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재테크 시장에서 부는 일본 투자 열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금리가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일 간 금리 차가 심해지면 달러 강세·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증시를 견인하는 주요 대형주가 수출주 위주라는 점에서 엔화 약세는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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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을 달러당 110엔으로 적용해 실적을 추정한 기업이 많은 만큼 추가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다"며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27년 전과는 달리 일본 기업이 자체 기술과 이익 개선에 기반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밸류에이션 역시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 모두 역사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 역시 일본 시장의 장기 상승세를 전망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본격화하면 산업 전체로 온기가 퍼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3분기 말 기준 미국 대비 주요국의 밸류에이션이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해 있는데 미국 증시의 주도력이 약해질 상황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내년 인프라 부문 투자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일본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미국 증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키움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서도 일본 개별 종목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일본 주식 직구 투자자들 시선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일경제가 올해 11개 증권사가 낸 일본 개별 종목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보고서 발간 당일 종목을 따라 샀다면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 평균 4.81%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주식 직구는 한국과 시차가 없어 투자할 때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매매시간이 달라 주의해야 한다. 오전 9시에 개장해 오후 3시까지 거래하는 일본 거래소는 휴장시간이 있다. 휴장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로 이때 신규, 정정, 취소 주문은 불가능하다. 휴장 중에도 주문 접수는 가능하지만 체결 여부는 오후 개장 후에 확인할 수 있다.

세금 역시 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하는 만큼 양도차익은 양도소득세로 세금이 부과된다. 매매차익에서 기본공제 금액인 연간 250만원을 뺀 금액에 대해 22%가 분리 과세된다.

배당세는 현금배당이 14%(주민세 포함 15.4%)로 배당 소득세가 14%보다 적으면 차액만큼 추가로 세금을 징수한다. 주식배당은 15.4% 세율로 세금이 적용된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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