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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Riches] 주택연금의 진화…"월세까지 받는다고?"
기사입력 2018.05.10 10:45:41 | 최종수정 2018.05.14 09: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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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3억7000만원인 서울 영등포구 주택에 살던 1941년생 김 모씨는 지난해 주택연금에 가입해 은퇴 후 현금 흐름 구조를 확 바꿀 수 있었다. 기존에 1억6000만원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매달 46만원씩 이자를 부담하던 상황에서 매달 44만원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구조로 바뀐 것. 주담대 상환용 주택연금을 이용해 1억6000만원 기존 대출을 일시 상환하고 남은 금액으로 연금을 수령하는 구조로 바꿨다. 1억6000만원 주담대를 갚지 않아도 됐다면 매달 146만원을 수령할 수 있었지만 김씨는 "이제 매달 이자 부담 없이 앞으로 평생 44만원 현금 흐름이 확보돼 생활비를 쓰거나 자금을 운용할 자유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로 한국도 2026년부터 초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역모기지 상품인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주택연금 상품은 부부 중 1명이 만 60세 이상이고 소유 주택이 9억원 이하(다주택자는 소유 주택 합산 가격 9억원 이하)일 때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가입 시점부터 가입자가 100세까지 받을 연금의 현금 흐름을 계산해 대출 한도를 설정한다. 집값이 아무리 비싸도 한도가 5억원을 넘을 수는 없다. 다만 100세가 넘게 살아도 매달 받는 연금 수령액은 계속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주담대를 상환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장수를 가정한다면 가입 시점에 최대한 월 수령액을 높게 해놓는 것이 유리한 구조인 셈이다. 올해 3월 기준 일반 종신 지급 방식으로 가입하면 5억원 주택의 경우 60세에 가입하면 매달 103만원씩, 70세에 가입하면 매달 153만원씩, 90세에 가입하면 매달 455만원이 지급된다.

최근 다시 주택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연일 `집값 조정`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대출상환 한도를 높이고 부분 임대를 가능하게 하는 등 수요자 편의를 높이고 있어 은퇴 후 인생 이모작을 계획하는 부부들이 장점과 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볼 만하다. 정부 관계자는 9일 "4월 24일 발표한 금융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주담대 상환용 주택연금의 일시 인출 한도를 70%에서 90%로 확대하고 요양원 입소 등 사유가 있을 때 신혼부부에게 전부 임대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이라며 "이르면 6월 말부터 개정안이 시행되고 서울시와 대학생 1인 셰어하우스 임대 업무협약(MOU)도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부터 주택연금 이용자들의 혜택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 인출 한도를 올리는 것은 기존에 주담대가 있을 때 이를 상환하고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다. 70세, 3억원 주택 보유자의 최대 인출 한도는 현행 1억1000만원에서 1억4200만원으로 늘어나 1억4200만원 주담대 보유자도 즉시 대출을 상환하고 연금에 가입해 매달 50만원가량의 가처분소득과 주거권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입법예고를 거쳐 6월 말 시행령 변경 완료를 목표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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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들에게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공공임대 제도를 활용한 `월세 추가 확보` 부분이다. 금융위원회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협력해 요양원 입소 등으로 불가피한 사유가 생기는 경우 앞으로는 연금에 가입한 주택을 전부 임대 방식으로 신혼부부들에게 임대하는 것을 허용할 계획이다. 73세에 3억원 주택으로 연금을 든 이 모씨를 예로 들면 매달 105만원의 월 지급금을 수령하는 것에 더해 (요양원 입소로 인한) 전부 임대 시 45만원가량 월세 수입도 추가로 얻을 것으로 금융위는 추정했다.

가입자가 집에 실거주하면서 방 한 칸을 월세로 주는 `일부 임대` 제도 활성화 방안도 눈에 띈다. 대학생에게 방 1개 임대 시 25만원 월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이 반영됐다. 금융위는 서울시의 `한지붕 세대공감` 프로그램과 MOU를 맺어 방 한 칸을 월세로 주는 것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연계한 하우스셰어링 제도다. 정부 관계자는 "주택연금으로 나오는 주택들이 역세권, 도심 등 기존 한지붕 세대공감 프로그램 대상 주택보다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주거 수요 요건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더 많다"며 "연금 가입자는 중개수수료 없이 정부 지원을 받아 공공임대 월세 수입을 얻고 주거난을 겪는 젊은 층은 서울에서 거주할 곳을 찾는 윈윈 협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주택연금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시기상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해 가입 타이밍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매년 초 지급금이 전년보다 떨어지면 가입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주택연금 월 지급금은 매년 감소 추세다. 3억원 주택을 소유한 70세 가입자의 경우 주택연금이 출시된 2007년에는 월 106만4000원을 수령했지만 올해는 91만9000원으로 11년 동안 총 13.6%, 연평균 1.3%씩 감소했다. 2016년 97만2000원이었던 지급액은 지난해 다시 92만4000원으로 크게 줄었다.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기본적으로 가입자의 연령과 가입 시점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또 1년에 한 번 연초에 주택가격 상승률, 이자율, 가입자의 기대여명 추이(평균 생존연수) 등을 고려해 연령별 지급액을 정하는 조견표가 구성된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아질수록, 이자율이 상승할수록, 기대여명이 증가할수록 월 지급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연금은 기존 주담대를 일시 상환하면서 가입할 수 있고 가입 후에도 이사가 가능한 데다 최근에는 임대도 가능한 추세로 바뀌고 있어 자산가들도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주택연금 가입자에게는 다양한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가입자들은 주택연금 이용주택이 5억원 이하이면 재산세의 25%를 감면받고 5억원 초과 주택은 5억원에 해당하는 재산세 25%를 감면받을 수 있다. 다른 연금소득이 있는 경우 주택연금을 수령하면서 발생하는 대출이자에 대해 연간 2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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