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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Riches] 자산관리?…은행오면 多 됩니다
호주 교육부 빌딩 투자 연 6%대 배당수익…
요즘 뜨는 달러 ELF에…
기사입력 2017.05.19 04:03:01 | 최종수정 2017.05.19 08: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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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메카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는 웬만한 명품 매장 뺨치는 호화 인테리어로 무장한 은행 점포가 있다. 팝아트의 원조인 앤디 워홀 회화 작품부터 고급 수입 가구, 각종 예술품으로 내부를 꾸며 은행이라기보다는 미술관이나 항공사 퍼스트클래스 라운지가 떠오르는 이곳은 국내 최대 자산관리(WM) 전문 점포인 한국씨티은행의 `청담센터`다. 철저히 고액 자산가들의 취향을 겨냥한 `럭셔리` 인테리어를 갖췄을 뿐 아니라 대출·외환·보험 등 각 분야에 통달한 전문가 70명이 제안하는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과 제주도에서도 투자자금을 들고 찾아오는 부자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예·적금으로 대표됐던 은행권 재테크 서비스의 주축이 자산관리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좀처럼 끝나지 않는 저금리 시대 탓에 갈 곳 없이 헤매는 소비자들의 뭉칫돈을 은행으로 끌어오려면 펀드에서부터 부동산과 신탁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단순한 예대마진을 거두는 전략으로는 좀처럼 성장을 담보하기 힘들어졌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여기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안정된 노후를 위한 투자를 원하는 노년층 실버 고객이 재테크 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급부상한 만큼 은행들은 이들을 잡기 위한 종합 자산관리 기업으로 과감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면 고객을 잡기 힘들어진 시대"라며 "증권사 등에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고 관련 조직을 키우는 전략으로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은행은 아예 `WM전문은행`으로 변신을 선언한 한국씨티은행이다. 영업점 133개 중 80%인 101개를 닫는 대신 청담센터와 비슷한 규모의 대규모 WM센터(서울·도곡·분당)를 3곳 더 열어 기존 은행 업무보다는 철저히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제공하는 WM 서비스의 핵심은 `포트폴리오 360도`다. 투자자산 10억원 이상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씨티은행에만 있는 포트폴리오 카운셀러가 1926년부터 쌓아온 글로벌 금융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시나리오별 리스크를 수치화하고 고객 개개인의 예상 수익을 분석해준다. 아시아 지역을 묶는 씨티은행 모델 포트폴리오 위원회가 분기별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최신 투자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도 장점이다.

신한은행은 그룹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손잡고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는 PWM자산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전국 25곳의 신한은행 PWM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는 한계가 없다. 자산 50억원 이상의 최고 VIP에게는 은행 본부 전문가와 해당 센터 PB팀장이 한 팀을 이뤄 가업승계 컨설팅, 부동산 관리, 세무 상담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2014년 은행권 최초로 부동산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초에는 부동산투자자문센터를 열었다. 부동산펀드 투자 자문과 부동산 대금 결제대행 플랫폼 구축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KB국민은행도 은행과 KB증권의 WM 인력을 한데 모은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새로 만들고 KB금융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 투자은행(IB) 부문과 연계해 고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맞춤형 전략 상품을 내놓는 전략이다. 올해 초에는 호주 교육부 빌딩에 투자하는 해외 부동산펀드를 내놓아 200억원에 달하는 판매액을 올렸다. 연평균 배당수익률이 6.26%에 달해 자산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업계 최고의 WM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 은행과 증권 인력을 대상으로 WM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주목된다.

KEB하나은행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상속증여센터를 열고 세무사와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인력이 상속과 증여, 가업승계에 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앞장서 비과세 해외 주식펀드는 국내 최초로 10만계좌를 팔았고, 달러 주가연계펀드(ELF)는 누적 8억달러에 달하는 국내 최대 판매액을 올렸다.

지점을 찾기 힘든 고객을 위해 오는 6월부터는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 자격을 금융 수신액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 일반 고객으로 바꿨다. 고객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자산관리 업무를 맞는 직원들의 업무평가 전 부문에 반영하고 있다. 증권사, 보험사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다양한 복합상품을 출시하고 수익률이 우수한 투자자문사 및 해외 유수 글로벌 자산운용사와의 제휴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펀드, 방카슈랑스, 신탁 등 다양한 자산관리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여 고객 선택의 폭을 늘이고, 자산구조, 투자성향 등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 자산배분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특정상품 판매위주의 영업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영업점 평가에 자산관리상품을 묶어 합산평가하도록 바꾸고 고객 수익률에 대한 평가도 더욱 강화했다.

자산관리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올해 은행권 최초로 자산관리 전문 사내대학(W.A.M.U. ; Woori Asset Management Univ.)을 신설했다. 4년의 대학교 과정과 3년의 대학원 과정을 통해 국내 최고수준의 프로급 자산관리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전국 몇 곳의 전문센터로 자산관리 기능을 집중한 다른 은행과 달리 전국 635개 우리은행 영업점 전체에 PB와 자산관리전문가(AM)를 상주시켜 일반 고객들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인 것도 주목된다. NH농협은행은 은퇴했거나 퇴직을 앞둔 노년·장년층을 겨냥한 맞춤형 은퇴설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맞춰 자산관리 조직도 올해 초 기존 WM사업단과 퇴직연금부를 결합한 `WM연금부`로 확대 개편했다. 일반적인 펀드 등 자산관리 서비스뿐 아니라 퇴직연금, 은퇴설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지난 3월에는 전국 884개 영업점에 은퇴설계 특화 상담 창구인 `올(ALL)100플랜 라운지`를 열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국제공인 재무설계사(CFP), 개인재무설계사(AFPK)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부터 1대1 상담과 함께 종합적인 은퇴 솔루션을 제공받는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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