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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글로벌 인플레이션 수혜 신흥국 주식 확대
주식·채권·대체투자 조합…6% 수익 추구
기사입력 2017.02.03 0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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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전문가 탐방 / 삼성證 자산배분전략담당 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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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사업부가 한자리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매주 3회 이상 모여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리서치를 공유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사진 제공 = 삼성증권]

"1980·1990년대엔 직장을 잡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주택청약통장 만드는 거였죠. 하지만 요즘 신입사원들한테 물어보세요. 은행·증권사 직원들이 중장기 자산배분전략에 대한 얘기부터 해줄 겁니다."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사업부에서 리서치팀을 이끌고 있는 김성봉 팀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종잣돈도 없는데 자산배분이라니 말이 되냐"는 질문에 오히려 놀라는 눈치였다.

사실 `글로벌 자산배분`은 선진국이나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용어다.
다만 삼성증권이 개인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위해 이 개념을 적극 도입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친숙해졌을 뿐이다. 용어 자체도 어려울 게 없다. 돈을 적절히 나눠 전 세계에 투자한다는 게 너무 당연하게 들릴 정도다. 문제는 실행이다. 쉬운데 그만큼 지키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2년째 리서치를 맡아온 김 팀장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운용 중인 거액 자산가들 중에도 대박투자처 없냐고 물어오는 투자자가 간혹 있다"며 웃었다.

삼성증권에서는 투자자들의 이런 흔들리는 마음을 잡기 위해 지난해 자산배분전략담당 사업부를 신설했다. 고객수익률을 끌어올리고 개인자산관리를 책임지려면 매일 투자 판단을 책임질 수 있는 인물과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자산배분전략담당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만들면서 싱가포르에서 총책임자 이병열 상무도 영입해 왔다. 2005년부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에서 자산운용 담당 이사로 일해 왔던 이 상무는 삼성증권 고객의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판단을 내려준다. 물론 혼자 하는 건 아니다. 자산배분전략을 짜기 위한 리서치를 담당하는 인력이 12명 있고 리서치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는 인력도 9명이나 있다. 이들이 매주 3회 이상 회의를 거쳐 한 달에 한 번씩 자산배분전략을 미세 조정한 결과가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이 상무는 올해 글로벌 물가 상승에 올라타는 자산배분전략 `바이 인플레이션(Buy Inflation)`을 투자 테마로 정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신흥국 시장이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최근 미국 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선진국 주식 대신 신흥국 주식을 더 담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2.6%까지 급등했던 미국채 10년 금리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이에 따라 달러 강세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라며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상승세도 선진국 증시에서 신흥국 증시로 이동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체 자산을 100이라고 가정하면 주식(67.5)·채권(19.5)·대체투자(8.0)·현금(5.0)에 각각 투자하고 주식 중에서도 선진국 주식(25), 신흥국 주식(14), 국내 주식(28.5)에 각각 분산 투자해 둘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보다 위험자산인 주식, 그중에서도 신흥국 주식의 비중을 서서히 높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 같은 포트폴리오에 위험도 있다. 가장 큰 리스크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보호무역 장벽을 하루가 다르게 높이고 있다.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들면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 디플레 공포가 되살아나면 펀더멘털이 약한 신흥국이 먼저 쓰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빛을 발하는 게 자산배분 투자의 힘이다.

주식이 급락하더라도 전체 자산에 타격을 덜 줄 수 있게 채권에도 적절히 투자해 두고, 대체투자에도 어느 정도 자산을 배치해둔 것이다. 김 팀장은 "리스크가 없는 투자는 없다"며 "다만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꾸준하게 6%대 수익을 추구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올해 크게 벌고 내년에 마이너스 수익을 낸다면 잘못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라는 얘기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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