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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수익률 높아도 들쭉날쭉한 펀드는 쳐다도 보지 마세요
펀드투자 正道 찾는 현상균 디에스자산운용 상무
기사입력 2017.10.13 0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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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자산운용사나 공모펀드의 단기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덜컥 돈을 맡기면 안 됩니다. 이게 운인지 실력인지 따져보는 과정을 거쳐야 하죠. 잠깐 반짝한 수익률은 언제든 내려갈 수 있으니까요."

사모펀드 운용사인 디에스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을 맡고 있는 현상균 상무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자산운용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디에스자산운용 창립 멤버로 활약하다 2014년 공무원연금으로 이직했다. 올해 5월 친정 개념인 디에스자산운용으로 다시 복귀했다.
공무원연금 시절 그는 연금 운용자금을 위탁받아 굴리는 운용사를 선정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선택받는 위치에서 선택하는 위치로 차를 갈아탄 것이다. 그는 "그 덕에 좁은 안목에서 수익률을 어떻게 높일까만 고민하다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오랜 기간 지속해서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여러 입장을 두루 거친 덕에 시야가 확 넓어진 것이다.

그는 "연금이 투자하는 자금은 영구적으로 돈을 묻어 놓을 생각으로 베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최근 수익률이 높았던 운용사를 골라 돈을 맡겼더니 이내 수익률이 다시 아래로 향하더라"고 회고했다. 연금 입장에서 단기 성과에 가중치를 두고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는 개인투자자 역시 같은 논리로 투자파트너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으로 돈을 번 건지, 아니면 실력으로 번 건지를 따져보려면 수익률과 변동성을 함께 보면 됩니다. 수익률 대비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은 펀드는 운이 많이 작용했다고 보면 되는 거지요."

개인투자자가 펀드 변동성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포털사이트에서 펀드를 검색하면 주요 변동성 지표가 두루 나온다. 대표적인 변동성 지표는 표준편차다. 수익률이 평균을 기준으로 얼마나 위아래로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변동성이 낮은 구조다.

같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를 비교할 때는 변동성이 낮은 펀드를 고르는 게 옳은 방법이다. 변동성이 높은 펀드는 너울 치는 파도의 진폭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 수익률이 높은 것이 파도의 꼭대기에 있어서일 가능성이 있다. 언제든 다시 아래로 추락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A와 B펀드 수익률이 똑같이 연 10%를 기록 중인데, A펀드 표준편차가 10이고 B펀드 표준편차가 20이라면 A펀드를 고르는 게 좀더 안전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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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무조건 변동성이 작은 펀드만 고르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C펀드 수익률은 연 5%인데 표준편차가 10이고 D펀드 수익률이 연 10%인데 표준편차가 12라면 D펀드를 고르는 게 답이다. 변동성 지수는 비슷한데 D펀드 수익률이 두 배나 높기 때문이다. 현 상무는 "수익률과 변동성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습성이 있다"며 "두 가지 지수를 종합 고려해서 내게 딱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익률과 변동성을 함께 고려하는 `샤프지수(Sharpe ratio)`를 보고 두 지수를 종합해 투자 여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샤프지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월리엄 샤프(William F. Sharpe)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창안한 개념인데,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얻을 수 있는 초과 수익이 얼마인가를 보여주는 개념이다. 수치가 높을 수록 더 좋은 펀드라는 뜻이다. 이 역시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숫자를 찾아볼 수 있다.

샤프지수는 `(펀드 수익률-무위험 수익률)/(펀드 표준편차)`라는 식으로 구한다. 무위험 수익률은 통상 `국공채 수익률`을 대입해 쓴다. 앞서 든 예를 통해 펀드 옥석 가리기를 해보자. 무위험 수익률은 2%라고 가정한다. C펀드 샤프지수는 `((펀드수익률(5)-무위험 수익률(2))/펀드 표준편차(10)`이라는 공식에 의해 0.3이란 답이 나온다. D펀드 샤프지수는 같은 공식에 의해 0.67로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샤프지수에 따르면 D펀드가 C펀드보다 더 좋은 펀드다. 현 상무는 "몇 가지 변동성 지표만 챙겨보면 펀드 지식이 없는 일반 투자자도 얼마든지 고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상무는 내 돈을 불려줄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를 고르는 노하우도 함께 소개했다. 현 상무는 "회사 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회사와 운용역 교체가 잦은 회사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의 운용 철학이 중구난방이면 절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시류에 편승한 결정을 주로 하게 되죠. 조직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위험한 조직에 소중한 내 돈을 맡겨서야 되겠어요."

그는 "모든 걸 다 잘하는 사모펀드는 찾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대형주 운용에 강점이 있는 회사와 중소형주 운용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는 철학이 다르다는 것이다. 성장주에 주로 베팅하는 회사와 가치주를 눈여겨보는 회사의 유전자도 다르다.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는 `롱숏 운용`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가 있는 반면, 특정 사건이 벌어진 후 이것이 미칠 파장을 분석해 베팅하는 `이벤트 드리븐`에 능한 회사도 있다. 현 상무는 "일식, 양식, 중식을 다 잘하는 음식점의 맛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며 "회사가 내세우는 간판 전략이 뚜렷한 회사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년 수익률만 봐서는 회사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없다"며 "적어도 3~5년 중기 운용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결과치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속한 디에스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30%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코스피를 10%포인트 정도 이기고 있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현재 5600억원 안팎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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